새끼손가락힘줄연결수술 5

[낙상사고 투병기 70] 새끼손가락 손톱 단추 제거 - 손에 붕대를 없애다.

새끼손가락 손톱의 봉합사가 연결된 단추 수술 최후의 흔적을 제거했다. 왼손이 붕대에 해방된 날이다. 통원치료 7차는 홀가분한 기분이다. 다리의 핀을 뽑고, 손톱의 단추를 떼었다. 수술의 잔유물을 치우는 시원한 날이다. 단추를 핀셋으로 떼는데 따금한 정도였다. 단추에 달린 봉합사가 손톱을 뚫어서 부위가 껄끄럽다. 희한하게 손톱도 자라지 않았다. 사람은 죽은 직후에도 손톱은 자란다는데 수술할 때 봉합사가 연결된 손톱이 자라지 않다니 손톱도 많이 아팠나보다. 손톱의 단추로 떼니 손에서 붕대가 사라졌다. 왼손을 보는 시선에 감회가 어린다. 이젠 잘 씻어주어주고 재활의 힘을 쏟아야겠다. (2022-06-07)

[낙상사고 투병기 68] 통원치료 7차 - 대기번호 31, 기다림 1시간 30분의 병원 풍경

사람들이 모이는 곳 대부분 비슷한 심정일 것이지만 그 차이야말로 천양지차다. 수병원은 언제나 그렇듯 사람들로 붐빈다. 골절환자들, 보호자, 간병인들 등 비좁은 로비와 복도는 시장 골목을 방불케 한다. 특히나 정형외과이니 목발을 짚거나 휠체어를 탄 환자. 깁스 부위를 보면 무슨 수술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골절환자도 이렇게나 많구나. 다치게 된 사연이 이 환자 수 만큼이나 다양하겠지. 골절의 대부분은 저전거타기, 낙상사고, 스키, 공사판이다. 대기 넘버 31을 받고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 양장을 입고 손가방을 든 어느 젊은 여인의 손붕대를 보았다. 어쩌다가 손을 다쳤길래 정형외과에 온 것일까? 손가락 수술로 휘어진 내 손가락을 보며 궁금증이 생긴다. 그런데 우연히 사연이 들린다. "뾰족구두에 유리가 박혀 ..

[낙상사고 투병기 51] 왼손 사용 - 왼손으로 집을 수 있다는 행복

왼팔의 반깁스를 풀고 얻은 왼손의 자유 핸드폰을 쥐고, 찐고구마를 까고... 왼손의 불편함을 견뎌낸 행복이다. 손이 자유롭다는 것의 행복을 이제야 느낀다. 멀쩡할 때는 그 중요성을 모르다가 낙상사고 후에야 절실히 깨닫는다니 많은 경험을 한 후에야 고개가 숙여지는 인간의 삶 손을 깨끗이 씻고 핸드폰을 쥐었다. 40일 만의 뿌듯함이다. 왼손에 반깁스 한 때에는 누워서 쿠션에 핸드폰을 옆으로 세우고 터치했다. 점심에 찐고구마나 찐계란을 먹을 때도 스스로 껍질을 깠다. 아이스크림도 왼손에 쥐고 먹었다. 여태까지 당연한 것을 신기하게 바라봤다. 아직 수술한 새끼손가락은 붕대에 싸여있지만 그래도 양손을 사용하며 생활하게 되니 얼마나 뿌듯한가. 원숭이가 두손을 사용하여 먹는 것을 신기하게 보았었지. 당연함과 신기함 ..

[낙상사고 투병기 50] 부목 제거 - 반깁스에서 갇혔던 팔과 손에 각질이 덕지덕지

왼팔의 반깁스를 풀었다. 팔이 해방되고, 손바닥을 폈다. 각질이 덕지덕지, 벗겨내느라고 낑낑 통원치료 3차, 처음으로 택시를 타고 통원치료를 한 날 수병원에서 1시간이 기다린 후 진료를 받았다. 팔의 반깁스를 풀고, 새끼손가락만 붕대를 감았다. 40일만에 왼팔이 공기에 닿았다. 손등과 손바닥에 각질이 많이 끼었다. 40분 동안 낑낑대며 각질을 벗겼다. 뜨거운 물을 묻히고, 살이 불은 다음 벗기길 반복했다. 애벌레가 탈피하듯 껍질이 벗겨진다. 때가 아닌 살갗이 떨어져 나온다. 껍질을 벗은 손바닥에 빨갛게 새살이 보인다. 적응이 되지 않아 약각만 닿아도 아주 아프다. 손등과 팔도 허물을 벗었다. 휴, 40일의 시간이 만든 씻지않은 살갗 붕대에 싸여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 팔과 손 견뎌줘서 고맙구나~ (202..

[낙상사고 투병기 46] 점심 - 찐고구마도 혼자 먹지 못하는 안타까움

찐고구마와 찐계란, 토마토와 두유 고구마, 계란 껍질은 아내가 까준다. 왼손, 왼발 깁스의 외목발 집안 생활 한라산 낙상사고로 수원에서의 집안 생활 아내의 내조 없이는 생활 자체가 불가능 고구마를 까주는 아내의 손을 보고 생각에 잠긴다. 다리 절단과 손 절단 중 어느 것이 더 불행할까? 나는 당연히 이동의 자유가 없는 다리 절단이 더 불행할 것이라 짐작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 손 절단이 더 불행하다는 결론이다. 이 뉴스가 갑자기 뇌리에 스친다. 왼손, 왼발 깁스한 몸으로 혼자라면 찐고구마와 찐계란을 어떻게 먹을까? 찐고구마는 껍질을 벗기지 않은 채 먹어야 하고 찐계란은 껍질째 깨서 대충 먹어야 하겠지 아내의 손길이 고맙기 그지 없다. 먹고, 싸고, 자는 것은 생존의 문제이다. 한 손으로 먹어야 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