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손가락수술 5

[낙상사고 투병기 76] 샤워 - 낙상사고 후 77일 만에 혼자 샤워했다.

붕대와 거즈로부터의 해방 두 달 반만에 처음으로 혼자 샤워했다. 아내에게 칭찬도 받고, 덜 미안했다. 혼자 몸을 씻는다는 것은 가장 기초적인 삶의 행위이다. 두 달 반 동안 스스로 씻지 못한 안타까움 침대생활의 괴로움 중 어쩌면 최대의 불편함이다. 드디에 붕대와 거즈로부터 해방된 이틀 후 용기를 내어 욕실의 턱에 앉아 혼자 샤워를 했다. 내 스스로 내 몸에 물을 뿌렸다. 샤워물이 온 몸으로 흐른다. 피부가 느끼는 시원함을 넘어 지난 두 달 반 동안의 불편했던 씻음의 기억이 떠오른다. 병원에서 아내가 닦아준 거품티슈 퇴원 후 깁스한 팔과 다리를 높이 들고 아내가 거품티슈로, 나중에는 샤워기로 씻어주었다. 그렇게 아내가 고생하는 것을 보고 혼자 샤워라도 했으며 얼마나 좋을까? 혼자 샤워하는 기쁨과 행복을 언..

[낙상사고 투병기 71] 손샤워 - 한 스텝 위의 행복을 찾아서

손에 붕대가 사라진 이튿날 수도꼭지에서 쏟아지는 물로 손샤워를 했다. 손의 일상화를 실감한다.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손씻기는 중요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손을 씻는 일상이다. 그러나 한손에 깁스한 침대생활에서는... 새끼손가락 수술로 왼손과 팔에 반깁스 고양이 세수처럼 얼굴도 한손으로 간신히 씻었다. 그러다가 통원치료 7차, 새끼손가락 단추를 뗐다. 붕대가 사라진 손을 수도꼭지 밑에 대었다. 쏟아지는 물줄기의 쾌감을 온몸의 전율로 느낀다. 한 참의 손샤워에 흐뭇한 시간 두 손으로 세수를 했다. 왼손 새끼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아 어색한 행동이지만 두 손으로 물을 받아 얼굴을 씻는다. 두 손으로 세수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이고 축복인지 낙상사고 후 재활과정에서 절실히 느꼈다. 건강한 사람들은 대부분 모..

[낙상사고 투병기 45] 약난초 - 수술 후 한 달만에 약을 끊었다.

4월 한 달 약을 먹었다. 두 번째 외래 통원치료 시 약을 끊었다. 약이 없어도 견딜만 하니 다행이다. 20년 전 교통사고로 허리가 약해져 마사지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 때 배운 것이 양약보다 한약이 내 몸에 맞는다는 것이다. 그 후 양약을 먹지 않은 기간이 10년이 되었다. 그것이 깨진 것은 귀가 아파 이비인후과에 갔는데 엉겁결에 주사를 맞은 것이다. 그리고 약도 함께... 10년 공부 나무아미타불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 후 제주살이 중 갈비뼈에 금이 갔을 때, 발목 인대 아플 때 주사와 양약 ㅠㅠ 그러다가 이번의 낙상사고로 양약과 친해질 수 밖에 없었다. 4월 한 달, 엄청나게 많은 약을 먹고, 주사를 맞았다. 진통제, 염증제, 소화제, 변비약 .....등 다행이 큰 후유증 없이 통증이 점점 가라앉..

[낙상사고 투병기 44] 회목나무 - 아내의 단추, 손가락 연결 수술 단추, 신혼 보금자리 추억

회목나무 꽃에서 연상하는 아내의 단추 새끼손가락 손톱 위의 힘줄연결수술 단추 수술병원 근처는 신혼 보금자리 추억 수술과 재활기간 동안 절대적으로 아내의 내조를 받았다. 아내는 한복을 만들어 내게 선물한 적이 있다. 그 한복의 앞섬을 마무리하는 단추를 동대문시장에 가서 사왔단다 회목나무는 특이하게 잎 위로 꽃대를 늘어뜨린다. 그리고 꽃은 단추를 닮은 모양이다. 회목나무 꽃을 보면 아내가 한복에 달아준 단추를 떠올린다. 제주 계곡에서 낙상사고로 왼쪽 새끼손가락이 탈구되면서 힘줄이 끊어졌다. 새끼손가락 힘줄연결 수술을 아주 어렵게 받았다. 그 수술 중 새끼손가락 위에 단추를 올리고 단추와 힘줄을 봉합사로 연결하는 과정도 있었다. . 새끼손가락 붕대를 풀어 하루 한 번 드레싱을 받았다. 그 때마다 보는 새끼손가..

[낙상사고 투병기 8] 새끼손가락 수술 - 희한하게 끊어진 힘줄이여~

탈구 교정으로 끝날 줄 알았다. 그러나 힘줄이 희한하게 끊어졌단다. 예정보다 2배나 더 길었던 수술시간 수원의 정형외과 전문병원인 수병원에 9시에 도착했다. 골절 환자들이 시장통처럼 많이 들락거린다. 접수를 하고 다리와 새끼손가락 MRI 촬영을 했다. 다리는 경비골(정강이뼈와 종아리뼈)이 골절되었는데 무릎 바로 아래의 경골이 골절.파쇄되었고, 비골은 단순 골절이란다. 그런데 경골은 무릎 바로 아래가 애매하게 부러져 고난도 수술이 될 거라고 한다. 그래서 다리 수술은 다음날 씨암(C-arm)을 빌려오고 전문의를 추가 투입하여 수술하기로 하고 우선은 새끼손가락의 힘줄을 연결하는 수술을 하자고 한다. 수술실에 누워 겨드랑이에 마취주사를 맞았다. 왼쪽 팔에 감각이 없어지고 차단막이 쳐졌다. 태어나 처음으로 수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