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는 파손되었는데 카메라는 고장나지 않았다. 장난감이 망가지지 않은 아이의 미소를 지었다. 제주에 내려온지 한 달이 넘었다. 그동안 재활로 바쁘디 바뻤던 시간들 카메라 가방도 방치한 채 연말이 다가오니 문득 카메라 가방이 궁금해졌다. 카메라는 사용가능한가? 카메라 가방을 열었다. 낙상사고 당시 등산배낭에 쑤셔넣었던 카메라 수술하러 수원에 왔을 때 이웃 지인이 배낭에서 꺼낸 후 다른 스페어 렌즈와 함께 카메라 가방에 넣어 9개월간 방치된 상태였다. 카메라에 마운트 되었던 광각렌즈는 두 동강이 나서 폐기할 처지이다. 본체에 남겨졌던 렌즈 1조각을 분리한 후 다른 렌즈를 마운트해서 셔터를 눌러보았다. 다행히 셔터는 눌러져서 본체는 살아남았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다시 카메라 가방에 넣으면서 천만다행으로 생각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