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살이/한라산 낙상사고

[낙상사고 투병기 142] 키버들 - 목발 짚고 나무를 찾다

풀잎피리 2023. 1. 6.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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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시장천 간판에서 이름을 본 키버들
목발 짚고 우시장천을 오가며 눈을 부라렸다.
나무 뿌리가 노출된 오솔길에서 간신히 찾았다.


키버들 (2022-09-09)



목발 짚기 연습은 고되고 힘들다.
그래도 목발이라도 있으니 제한적이지만 이동의 자유가 있다.
그러다보니 산책길 이외의 물가의 생태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다.

우시장천에 세워둔 안내 간판에서 키버들이 자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추석 전날, 목발을 짚고 키버들을 찾아나섰다.
버드나무 앞에서 검색을 해보았다.

키버들 사진을 보니 잎이 마주나고 잎자루가 거의 없었다.
그러니 일단 패스, 키 큰 버드나무들은 잎이 어긋난다.
키를 만들었다는 키버들은 크기가 2∼3m로 작고, 잎이 마주난다.

우시장천 폰드를 돌아 되돌아오는 길은 소로를 택했다.
버드나무가 잎이 촘촘하게 보여 징검다리를 건너가 자세히 보니 잎이 어긋났다.
다시 징검다리를 건너와서 소로를 가며 자세히 본다.

건너편이 키가 작은 버드나무가 보인다.
혹시 키버들 아닐까?
목교로 건너 나무뿌리가 노출된 오솔길이다.

목교에서 오솔길 내려서기가 만만찮다.
목발과 목교를 의지해 오솔길로 내려갔다.
살금 살금 넘어지지 않게 가는 모습

남들이 보면 목발을 짚고 왜 험한 오솔길로 가느냐 하겠지만
낙상자의 마음은 흥분을 안고 키버들을 확인하는 길이다.
가까이 가다갔다.

잎을 확인해보니 마주났다.
앗싸! 키버들 확인!
오늘 최고의 날이다.

껍질을 벗겨 농기구인 키를 만들었던 나무, 키버들
우리나나 고유종으로 전국(제주 제외)에
하천, 계곡 주변, 버려진 논 등 비옥하고 습한 땅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단다.

옛사람들은 키버들 껍질을 벗겨 말린 후
광주리나 바구니, 의자, 상자 등 생활용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목발 짚고 처음 본 나무가 일상생활에서 소중한 나무였다.

(2022-09-09)


키버들 줄기

 

키버들 줄기의 껍질을 벗긴 모습 (2022-09-10)

 

우시장천 초화식물 안내 간판

 

키버들 안내

 

키버들 찾아가는 소로 (202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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