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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오를 오름을 찾는다.
김영갑이 가장 그리워했다는 둔지봉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어느 지점에선가 바라보는 둔지봉을 가장 사랑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어느 지점에서 바라봐야 "삽시간의 황홀"을 맛보지?
가는 길에 뭉게구름 버전으로 둔지봉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하산하여 북쪽의 억새언덕에서 바라보았다.
휘날리는 억새
먹구름 속에서도 서쪽하늘은 석양이 물들었다.
그 풍경 속에서 둔지봉을 바라보았다.
가슴 속에서 회오리가 치듯 황홀한 맛이 전해진다.
아마도 이런 감정이 "삽시간의 황홀" 아닐까?
이렇게 바라보는 맛은 '단산'에 이어 두번째이다.
늘 오름에 올라 바라보는 오름군락 실루엣을 좋아했었다.
그러나 오름 중턱, 또는 멀리떨어져도 바라볼 필요가 있다.
둔지오름, 색다른 경험이다.
김영갑은
"제주의 꼭꼭 숨은 속살을 엿보려면
온몸으로 바람을 느끼고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2020-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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