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2일차, 성인봉을 올랐다가 도동으로 하산중이다.
꽃이 없은 시월달의 성인봉은 극히 단조로웠다.
그러던 중,
오후 햇빛에 빨간 열매가 너무나 매혹적이다.
순간, 풀솜대구나 생각하고 그 열롱함에 빠졌다.
오후의 멋진 시간을 풀솜대하고 지낸 흐뭇함에 하산길이 가벼웠다.
그러곤 한달이 흘렀다.
오늘 갑자기 혹시 큰두루미꽃 열매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급히 인터넷을 검색했다.
그리고 내가 찍었던 풀솜대 열매와 비교했다.
그 결과 풀솜대가 아니고 큰두루미꽃이었다.
풀솜대는 원추화서이고, 큰두루미꽃은 총상화서였던 것이다.
그것을 확인하니 이제서야 구분이 간다.
찍을 당시 구슬댕댕이 열매를 이렇게 찍으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했다.
그러면서 흔한 풀솜대로 생각했으니 ㅠㅠ
귀한 큰두루미꽃의 열매, 참 소중한 사진이다.
[큰두루미꽃 열매]
우리나라의 특산식물로서 두루미꽃과 비슷하지만
전체가 크고 뒷면에 털이 없으며 잎가장자리에 희미한 톱니가 있는 것이 다르다.
속명 Majanthemum은 majos(5월)과 anthemon(꽃)의 합성어로 화기(花期)의 특색에서 유래되었다.
[두루미꽃] (2012-05-23 화악산)
[두루미꽃 열매] (2011-07-24 백두산)
[풀솜대 열매] (2012-07-08 대덕산)
큰두루미꽃 열매를 지장보살과 헷갈렸다.
[풀솜대 열매] (2012-10-12 설악산)
[구슬댕댕이 열매를 찍는 것을 상상했다]
껍질이 투명해서 속에 있는 씨앗이 보인다.
구슬댕댕이 열매를 이렇게 찍고 싶다.
잉태된 아기를 찍는 것처럼....
[잎 가장자리의 희미한 톱니가 보인다]
[황홀한 순간]
[하산길 최대의 희열]
[큰두루미꽃과 섬노루귀]
두루미꽃과 큰기생꽃이 함께 있는 것과 대조된다.
[두루미꽃과 큰기생꽃] (2009-06-02 태백산)
[열매가 떨어진 큰두루미꽃]
[누군가도 빨간 열매에 매혹되었던 것 같다]
(사진 : 2012-10-07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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