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삐끗 2

부서진 마차 - 철심 박은 다리에 이어 허리까지 삐끗한 나를 닮았구나

[낙상사고 투병기 341] 비끗한 허리에 침을 맞았다. 삶의 흐름이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가을의 아쉬움도 더덕더덕이다. 한의원에서 가서 온 몸에 침을 맞았다. 발, 무릎, 허벅지, 손, 인중에 꽂히는 긴 침 짜릿한 통증이 허리로 모아진다. 제주살이 초기 어깨 결림으로 찾았던 한의원 그 때는 침이 꽂힐 때 아픔을 덜 느꼈다. 그런데 허리 삐끗해 맞는 침의 통증은 몸의 경련을 일으킬 정도의 아픔이다. 그 아픔을 참으며 몸이 망가져 가는 세월을 떠올려 보니 마음까지 아프다. 침을 맞고 나와 집에 가는데 부서져 쓸모없어진 마차가 보인다. 철심 박은 다리에 이어 허리까지 삐끗해 고생하는 내 몸을 닮았구나 이심전심의 마음이 오후의 산책길에도 이어진다. 늦게 핀 야생화들도 가을의 아쉬움이 덕지덕지 묻어난다. 몸이 약..

수수깡이 왜 그리 부럽나요 - 헬스장 샤워장의 알몸 바라기

[낙상사고 투병기 340] 발가벗은 공중 샤워장 내 몸의 날씬함이 부럽다고 늘 말한다. 수수깡이 왜 그리 부럽나요 허리를 삐긋해도 밤이라 한의원에 갈 수 없다. 그래서 헬스장에 가서 벨트 맛자지를 하고 샤워장 거실에서 아픈 허리를 참으며 간신히 옷을 벗었다. 엉거주츰 살금살금 욕실로 걸어가서 더운 샤워물로 몸의 뻐근함을 삭이는 중이다. 서로의 몸을 흘끗 흘끗 쳐다본다. 내가 늘 듣는 소리는 몸매 좋다는 것이다. 아마 배 나온 사람은 배가 나오지 않은 나의 몸을 부러워할 것이다. 그러나 재활에 겹쳐 허리병까지 도졌는데 몸매 좋다라니 허리 아픈 사람을 그렇게도 좋나요? 모두들 잠자코 있는데 누군가 의원을 소개한단다. 샤워장에서 온갖 얘기가 다 쏟아진다. 특히 거시기와 배가 주 관심사항이다. 서로 반대사항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