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은지심 2

[낙상사고 투병기 114] 지렁이 - 너도 살고 나도 살고

산책길의 지렁이, 땡빛에 살려는 몸부림 아내가 숲속으로 보내 주었다. 너도 살고 나도 살고 우시장천 산책길은 생태길이다. 곤충과 새들을 관찰할 수 있고 야생화들도 볼 수 있다. 목발 짚고 걷기 연습하면서 생태길이 있음에 여유를 부릴 수 있다. 재활의 어려움을 힐링으로 바꿔주니 참 다행이다. 여름이 되니 산책길에 지렁이가 많이 보인다. 생태가 살아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런데 자전거에 치여 죽은 모습도 간혹 보인다. 햇빛이 내리 비치는 여름 날 산책길 보도블록에 지렁이 한 마리가 꿈틀거린다. 달려가는 자전거에 치이면 죽을 것 같다. 아내의 측은지심이 발동되었다. 나뭇가지를 이용해서 지렁이를 길 옆의 숲으로 보내주었다. 지렁이도 살고, 나도 아둥바둥 살려고 목발을 짚으며 연습하고 있다. (2022-08-0..

[낙상사고 투병기 73] 달팽이 - 미나리 줄기에 붙어 측은지심 발동

침대생활은 밖의 그리움 미나리를 함께 따라온 민달팽이 아내의 측은지심에 풀 속으로 침대생활을 하는 낙상 환자 날씨는 벌써 녹음의 계절이다. 아내가 들려주는 밖의 얘기들 밖의 그리움이 호기심을 발동하는 시간 미나리를 뜯어와 다듬던 아내가 급히 내게로 왔다. 미나리 줄기에 벌레가 붙어있었다. 자세히 보니 민달팽이였다. 응! 달팽이가 우리집까지 왔네 순간, 패닉의 달팽이 노래가 떠올랐다. 달팽이 노래가 유행하던 1990년대 후반 그 때의 5년은 나의 인생 최악의 저점이었다. 이적의 가사가 좋아 흥얼거리며 그 시절을 보냈다. 그런데 침대생활이라는 패닉 상태에서 아내가 보여준 달팽이 한 마리가 속삭이는 듯 하다. 바다를 건너 제주의 품안으로 돌아갈 꿈을 꾸라고 은퇴 후 다행이도 꿈같은 제주살이였는데 낙상사고로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