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장아장 4

실밥 뽑기 - 무장 해제된 다리의 어리둥절한 통증

[낙상사고 투병기 369] 철심제거수술 후 2주 만의 실밥 제거 반깁스, 롤붕대, 쿠션신발 탈출 무장 해제된 다리의 어리둥절한 통증 아침을 먹고 다리의 꿰맨 자리의 실밥을 세어보았다. 무릎 3군데 21개, 발목 2군데 8개, 총 29개였다. 처치실에서 29번이나 얼굴을 찡그려야한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는다. 우시장천을 걸어 가서 버스를 타고 수병원에 갔다. X-ray를 찍지 않고 아내와 함께 바로 진료실에 들어갔다. 다리를 살핀 후 예정대로 실밥을 뽑아도 된단다. 그 때 아내가 말한다. "처치실에 사람이 많아 한참 기다려야 돼요." 그러자 주치의는 작은 핀셋 가위로 실밥을 뽑는다. 따끔! 따끔! 눈을 찡그린다. 처음에는 실밥을 뜯어놓고, 처치실에 뽑는 줄 알았다. 그런데 진료실에서 실밥을 뽑고 있는 것이..

[낙상사고 투병기 158] 목발 들고 2km 아기 걸음 - 석양에 새긴 뿌듯한 인증샷

사각사각 발바닥 땀 난다. 뚜벅뚜벅 스치는 걸음 지나간다. 가슴께로 덤벼드는 스잔한 바람 어제 통원치료 후 목발 없이 걸어보라는 말에 엊저녁 첫 시도로 재활운동의 변화가 생겼다. 오늘 아침에는 침대에서 거실까지 목발없이 왕복했다. 그 여파가 온몸에 에스오에스를 친다. 원래 평상시에는 낮잠을 거의 자지 않은 편인데 오늘 오전에 낮잠까지 자게 되었다. 그래서 오후에 실내 자전거타기 1시간40분 운동한 후 반소매 차림으로 밖으로 나와 목발 없는 걸음을 시도했다. 목발을 들고 아장아장, 가슴이 떨린다. 혹시 보도블록에 걸릴까? 혹시 사람에 부딛칠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산책길을 간다. 재활운동의 또하나의 전환점이 될 길이다. 첫번째 굴다리까지 가니 자신감이 붙었다. 두번째 굴다리까지 가보자. 거기 가서 또 도란..

[낙상사고 투병기 157] 통원치료 17차 - 목발 없이 걸어 보세요.

엑스레이 다리 사진을 본 주치의 목발 없이 걸어 보세요. 그리고 한 달 후 통원치료 오세요. 통원치료 가는 날은 선생님에게 숙제 검사 받는 날 같다. "참 잘했어요"라는 말을 듣고 기뻐하는 어린이에 나를 대입시켜 보곤 한다. 낙상사고 후 175일, 오늘은 17번째 통원치료 가는 날이다. 오전에는 실내운동을 빡세게 했다. 실내 자전거타기 1시간22분, 식탁의자 짚고 팔굽혀펴기 6분30초 대둔근운동 6분30초, 앉았다일어서기 3분30초, 제자리걸음 20분 포스트와 사과로 점심을 먹고 커뮤니티에 들려 몸무게를 확인했다. 64.95kg, 재활운동을 열심히 했더니 오버되었던 2kg이 빠졌다. 기분 좋은 마음으로 우시장천 산책길을 걸은 후 택시를 탔다. 수병원 외래진료 접수 후, 엑스레이실에 다리 사진은 4컷을 찍..

[낙상사고 투병기 134] 아기 걸음 - 침대방에서 거실창까지 왕복 2회

목발 없이 걷기 연습 침대방에서 거실창까지 왕복 2회 아내의 박수에 흐뭇 비록 실내지만 큰 맘 먹고 목발 없이 걸어보았다. 침대방에서 거실의 창까지 목발없이 아장아장 왕복 2회 했다. 낙상사고 후 149일째의 아기 걸음마였다. 아야! 하는 왼발아~ 좀 참아다오. 네가 참아주고 힘써주면 한라산에도 데려가줄께! 아내의 박수를 받으니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다. 아기가 걸음마를 떼면 잘한다고 엄마가 박수쳐주듯 낙상환자의 아기같은 걷기연습도 격려가 필요하다. 아기처럼 되었던 침대생활을 벗어나려는 노력이다. 삼베옷을 벗고 셔츠로 갈아입으면서 봄날의 사고에서 여름의 땀방울을 거치며 매미소리가 잦아지는 현재를 생각한다. 가을의 걸음을 위한 걷기연습을 하러 나간다. 이제는 목발보다 수술 발에 힘을 주며 걷는다. 거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