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 12

[한라산 14] 성판악~관음사 - 댕댕이나무 꽃을 보고 한라산을 넘다

낙상사고 후 2년 19일 댕댕이나무 꽃을 보고 한라산을 종주하다. 낙상사고가 던져준 고난은 내 삶의 질곡이었다. 오르고 싶은 한라산을 바라보며 피땀어린 재활을 실천했다. 그러면서 언제 한라산을 오르나? 원래 계획은 철심제거 후 6개월이 되는 여름이었다. 그런데 4월에 피는 댕댕이나무 꽃을 보고 싶었다. 제주살이가 올해까지이니 4월에 반드시 한라산에 올라야 한다. 댕댕이나무는 한라산 1800m 고지에서 자란다. 4월 20일 경 꽃이 핀다는 댕댕이나무를 보려고 한라산을 계획했다. 오르다가 힘들면 그냥 돌아온다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성판악에서 출발하여 800m 표지판을 보고 100m 높아질 때마다 표지판을 본다. 걸음은 조심조심, 가급적 수술하지 않은 발로 더 힘을 썼다. 속밭대피소에서 간식을 먹으며 힘을 충..

[한라산 13] 성판악~관음사 - 하늘이 아름다운 날, 거꾸리개고사리 포자낭군을 찾다.

가을이 왔지만 가을장마가 계속되었다. 한라산 돌길에서 거꾸리개고사리 포자낭군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추석 전에 한라산을 올라야하는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다. 비가 오지 않는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한라산을 예약했다. 다행히 하늘이 맑은 날이다. 등산길 바닥에 놓인 돌 아래 거꾸리개고사리가 산다. 등산로에 머리고 박고 끙끙거리는 시간 귀에는 발자국 소리가 생생하다. 거꾸리개고사리의 포자낭군을 어렵게 찍었다. 이후 룰루랄라 발길을 채촉한다. 흰괴불나무 영롱한 열매를 본 후 날아가는 느낌이다. 한라산 위로 구름이 이동한다. 헉헉 올라가니 천상의 세상이다. 인증샷도 없이 정상의 기분을 만끽한 후 관음사 코스로 하산하는데 마가목 열매의 사열를 받는 듯 했다. 한라산, 아름다운 산, 멋진 산 힘들지만 등산할 가치가 충..

[한라산 12] 성판악~관음사 - 야생화, 고사리, 풍경 3박자의 최고 탐사

거꾸리개고사리를 찾으러 두번째 한라산을 올랐다. 지난 봄에는 찾지 못해 중복날 다시 찾았다. 찾다 못찾아 전화까지 하여 드디어 본 거꾸리개고사리 등산로 돌계단에 머리를 거꾸로 쳐박고 거꾸리개고사리를 본다. 등산객의 등산화와 스틱에 잎이 많이 찢겨 있다. 그 옆에는 가래고사리가 살고 있다. 여름을 맞아 익고 있는 열매들 구름이 만드는 시시각각의 아름다움들 시원한 바람에 중복임을 잊었다. 풍경에 감탄하며 "여기가 한국 맞아?" 한라산의 바람과 시원함에 "아이 추워" 등산객의 목소리를 들으며 급히 정상을 향한다. 3시가 가까운 시간에 가장 늦게 올라 잠깐 동안 백록담을 독차지했다. 천천히 느긋하게 관음사탐방로로 향하며 풍경에 감탄했다. 한라산이 주는 특별함은 이번에도 최고임을 느꼈다. (2021-07-21) ..

[한라산 11] 관음사~성판악 - 바람 없고 하늘이 멋진 날의 풍성한 식물탐사

코로나 백신을 맞고 3일 후 한라산에 올랐다. 초여름의 식물을 보고 싶어 2주전에 예약했다. 그간 비가 자주 내려 혹시 비가 오지 않을까 걱정도 많이 했다. 계속 내리던 비가 그치고, 관음사에서 올랐다. 꽃보랴 풍경보랴 힘도 덜 들었다. 바람도 없고 하늘이 멋진 날의 풍성한 탐사였다. (2021-06-13) 구름쇼 (동영상)

[한라산 10] 성판악~관음사 - 기대했던 것은 꽝이라도 좋은 한라산

한라산을 가려는데 굳은 날씨가 계속되었다. 휴일은 한라산 예약이 꽉 차서 평일을 택했다. 새벽까지만 비가 내린 후 오후엔 맑다는 예보가 있는 날 새벽 4시40분에 일어났는데 밤새 내리던 비가 계속 내리고 있다. 성판악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 댕댕이나무 꽃을 그려보았다. 그리고 거꾸리개고사리는 어떤 모습일까? 비가 그치고 미끄러운 돌길을 걷는다. 천천히 걸으며 보고싶은 거꾸리개고사리를 찾는 시간 그만치 지체된 시간을 보상해주는 않는다. 이제 남은 것은 댕댕이나무 꽃 1700고지를 넘어서 기대는 커진다. 아~ 그러나 꽃은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보고싶은 식물들이 모두 꽝이된 건 처음이다. 그렇다고 실망을 주는 한라산이 아니다. 무한한 옵션들이 살아 넘치고 있으니까 (2021-05-24)

[한라산 8] 성판악~관음사 - 화룡정점은 못했어도 멋지고 풍성한 날

한라산의 들쭉나무 열매를 보러가야 하는데 연일 장마가 계속되어 습기가 유난했던 여름 7월말 예정이었던 한라산 탐사가 3주나 늦게 실행되었다. 그동안 장마가 끝나길 얼마나 기다렸던가? 장마가 끝나니 왜 이리 바쯘 일정의 연속인가? 그디어 틈을 냈다고 생각하고 한라산을 오른다. 그런데 아뿔사! 땀을 흘리며 오르는 중 저녁 약속이 떠올랐다. 정상에서 그냥 원점회기할까? 아니지 이왕 온 것 종주를 해야지~ 오로지 마음은 들쭉나무 열매 그동안 바쁜 일정이 만든 몸은 왜 이리 무겁나? 기분 좋게 오른 한라산에서 탄성을 지른다. 그래 이제 화룡점정만 남았다. 그러나 배고픈 큰부리까마귀를 원망할까? 늦게 오른 나를 원망할까? 찾고 찾아도 들쭉나무 열매는 보이지 않는다. 허탈한 마음에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그러나 어쩌..

[한라산 7] 들쭉나무 탐사 - 장마속 오아시스 날씨에 환호, 꽃에 환호

아침에 일기예보를 보니 하루종일 흐림 제발 비나 내리지 말았으면 성판악으로 향하는데 한라산이 선명하다. 성판악 숲길에 햇빛이 비춘다. 숲이 터지자 푸른 하늘에 눈이 부시다. 장마 속 오아시스 날씨다. 일기예보가 틀린 것이 이렇게 좋을 수가 날씨에 환호하고 들꽃에 환호하며 한라산을 넘었다. 들쭉나무 꽃을 본 최대의 기쁨을 안으며~ (2020-06-16) 한라산 산행 제1호 미션 들쭉나무 14:32 한라산을 가까스로 오르면서 시간이 촉박 들쭉나무를 찾지 못했다. 14:33 외국인들인가요? 스피커소리를 들으며 급히 관음사쪽으로 하산 중 들쭉나무 꽃을 보았다. 14:32 배낭 벗지 말고 기념샷만 찍으세요. 스피커 소리 14:33 외국인들인가요? 빨리 하산하세요! 스피커 소리 광각렌즈는 배낭에서 꺼내보지도 못하고..

[한라산 6] 한라산 일출산행 - 장엄한 해돋이, 운해 위에 그려진 한라산 그림자

한라산 일출을 보았다. 작년의 백록담도 못본 아쉬움을 떨쳤다. 지리산, 설악산에 이어 한라산, 한국 3대 명산의 일출이 완성되었다. 관음사 - 정상 - 관음사 눈꽃도 한아름 안았다. 제주탐사팀과 함께한 2020년의 출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관음사 탐방로 입구 원점 회귀 산행 (2020.01.01 01..

[한라산 5] 관음사~정상~성판악, 단풍산행을 안개가 훼방놓았다.

한라산 단풍이 보고싶어 처음으로 관음사 코스를 출발했다. 늘 힘들게 내려오던 길을 여유있게 오른다. 원점비에 들려 특전사 장병 53명의 혼령들에 묵렴한 후 삼각봉대피소에 올라 가슴설레게 삼각봉 단풍을 본다. 그 순간 안개가 급습했고 정상에 오를 때까지 운무 속이었다. 한라산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