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리개고사리 3

[낙상사고 투병기 1] 거꾸리개고사리 - 구르고 거꾸로 쳐박혔다.

춘란을 찍고 디카는 어깨에 걸친 후 배낭 벗어놓은 곳으로 가려고 하는데 식나무 빨간 열매가 보여 인증샷이라도 남기려고 핸드폰으로 찍는 순간 발 딛은 곳이 무너지며 비탈로 굴러 꺼꾸로 쳐박혔다. 눈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낙상사고에 놀란 몸이 왜 이리 불편할까? 자세를 바로잡는 순간 돌이 넘어지며 다시 아래로 굴러 얼굴이 바닥에 쳐박혔다. 정말 어이없는 2차 사고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어안이 벙벙했다. 왼쪽 다리 정갱이가 부러져 덜렁거리고, 왼쪽 새끼손가락 첫째 마디가 위로 튕겨졌다. 그러나 절체절명의 상황이라 아픔 조차도 느껴지 못하고 정신을 가다듬으며 상황을 살폈다. 간신히 안경을 찾아보니 안경테는 찌그러졌으나 다행스럽게도 안경 알은 멀쩡했다. 어깨에 매었던 카메라는 렌즈가 떨어져나가고 렌즈의 ..

[한라산 13] 성판악~관음사 - 하늘이 아름다운 날, 거꾸리개고사리 포자낭군을 찾다.

가을이 왔지만 가을장마가 계속되었다. 한라산 돌길에서 거꾸리개고사리 포자낭군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추석 전에 한라산을 올라야하는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다. 비가 오지 않는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한라산을 예약했다. 다행히 하늘이 맑은 날이다. 등산길 바닥에 놓인 돌 아래 거꾸리개고사리가 산다. 등산로에 머리고 박고 끙끙거리는 시간 귀에는 발자국 소리가 생생하다. 거꾸리개고사리의 포자낭군을 어렵게 찍었다. 이후 룰루랄라 발길을 채촉한다. 흰괴불나무 영롱한 열매를 본 후 날아가는 느낌이다. 한라산 위로 구름이 이동한다. 헉헉 올라가니 천상의 세상이다. 인증샷도 없이 정상의 기분을 만끽한 후 관음사 코스로 하산하는데 마가목 열매의 사열를 받는 듯 했다. 한라산, 아름다운 산, 멋진 산 힘들지만 등산할 가치가 충..

[한라산 12] 성판악~관음사 - 야생화, 고사리, 풍경 3박자의 최고 탐사

거꾸리개고사리를 찾으러 두번째 한라산을 올랐다. 지난 봄에는 찾지 못해 중복날 다시 찾았다. 찾다 못찾아 전화까지 하여 드디어 본 거꾸리개고사리 등산로 돌계단에 머리를 거꾸로 쳐박고 거꾸리개고사리를 본다. 등산객의 등산화와 스틱에 잎이 많이 찢겨 있다. 그 옆에는 가래고사리가 살고 있다. 여름을 맞아 익고 있는 열매들 구름이 만드는 시시각각의 아름다움들 시원한 바람에 중복임을 잊었다. 풍경에 감탄하며 "여기가 한국 맞아?" 한라산의 바람과 시원함에 "아이 추워" 등산객의 목소리를 들으며 급히 정상을 향한다. 3시가 가까운 시간에 가장 늦게 올라 잠깐 동안 백록담을 독차지했다. 천천히 느긋하게 관음사탐방로로 향하며 풍경에 감탄했다. 한라산이 주는 특별함은 이번에도 최고임을 느꼈다. (2021-07-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