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보는 것은 인연이다. 인연이 닿지 않으면 볼 수 없다. 꽃과 인연은 아름다운 것이다. 목발을 짚고 걷기운동하는 산책길 꽃 두 송이를 보자 깨묵을 떠올렸다. 얼씨구나, 목발을 옆에 놓고 아픈 다리로 버티고 열심히 그 모습을 담았다. 께묵, 세 번째에 인연이 닿았구나 했다. 어찌나 기분이 좋은 지 발견한 지점, 지형지물까지 사진을 찍고 그 지점을 사진에 표시하였다. 집에 오는 마음도 너무 들떴다. 귀한 꽃을 아파트 시냇가에서 봤다니 추억은 지난 두 번의 기억을 떠올린다. 두 번 모두 사실은 께묵이 아니었다. 꽃과의 인연 만들기가 참 어렵기도 했다. 이름을 알고 불러준다는 것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북아메리카 원주민에게 앎이란 인간 외에도 모든 개체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고, 모든 개체는 이름을 지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