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지내는 데는 라디오가 최고다. 김윤아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그건 아마 사람도 피고지는 꽃처럼" 퇴원 후 손발이 묶인 침대생활 아이들이 어릴 때 어학공부하던 라디오 버리지 않고 놔뒀더니 투병생활에 제격이다. 어느 날 오전 봄빛이 따스히 비추는 침대 우연히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 노래가 울려 퍼진다. 누워 천정을 보던 뇌가 불현듯 과거로 헤엄친다. 소리를 채집하는 영화의 스틸 한 컷을 떠올리며 30, 40, 50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나의 젊음을 퇴직 후 제주살이 하다가 갑작스런 낙상사고로 누워있는 60대를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 무심히도 꽃잎은 지네, 바람에 머물 수 없는 아름다운 사람들 그건 아마 사람도 피고지는 꽃처럼, 아름다워서 슬프기 때문일 거야' 우리는 젊었을 때 상우의 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