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모이는 곳 대부분 비슷한 심정일 것이지만 그 차이야말로 천양지차다. 수병원은 언제나 그렇듯 사람들로 붐빈다. 골절환자들, 보호자, 간병인들 등 비좁은 로비와 복도는 시장 골목을 방불케 한다. 특히나 정형외과이니 목발을 짚거나 휠체어를 탄 환자. 깁스 부위를 보면 무슨 수술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골절환자도 이렇게나 많구나. 다치게 된 사연이 이 환자 수 만큼이나 다양하겠지. 골절의 대부분은 저전거타기, 낙상사고, 스키, 공사판이다. 대기 넘버 31을 받고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 양장을 입고 손가방을 든 어느 젊은 여인의 손붕대를 보았다. 어쩌다가 손을 다쳤길래 정형외과에 온 것일까? 손가락 수술로 휘어진 내 손가락을 보며 궁금증이 생긴다. 그런데 우연히 사연이 들린다. "뾰족구두에 유리가 박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