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도 반쪽 일몰을 보면서
호랑나비애벌레와 해님의 대화를 떠올렸다.
애벌레야, 어서 커서 날개를 펴라는 해님의 격려를
천장산에서 하산한 시간은 17시03분이었다.
소지도 일몰을 보는 홍포방파제로 향했다.
8분 걸린다는 네비는 비포장도로에서 헤맨다.
시간은 자꾸 늘어나는 덜컹거리는 비포장도로는 거북이다.
급한 마음에도 여포전망대를 지날 때는 시동을 켜놓은 채로
노을 진 섬 풍경을 담는다.
거제도 사람들은 거제 남쪽의 '한려수도'를 '혁파수도'로 부른단다.
원래 한려수도(閑麗水道)는 통영의 한산도에서 전남 여수에 이르는
남해안 연안수로( 沿岸水路)를 말한다.
그런데 한려수도와 구분해 거제의 남단 절경 물길을
붉을 혁(赫) 자를 쓰는 혁파수도(赫波水道)로 부른다.
이는 노을 질 때 풍광이 특히 아름다워서 유래한 것이란다.
다도해 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아름다운 풍경은
노을빛이 더해져 상상 이상의 풍경으로 업그레이드된다.
3곳의 전망대에서 점점 확연해지는 풍경을 감상했다.
드디어 홍포마을의 방파제 길을 내려간다.
소지도에 떨어지는 태양이 아름다운 그림을 그린다.
내려가는 커브에 잠시 정차한 후 풍경을 담는다.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핸드폰만 들고뛰었다.
해가 구름 속을 들어가고 있었다.
동지가 지난 후 20여 일 가까이 되니 태양은 소지도와의 거리도 벌렸다.
그래도 기다리고 기다렸던 소지도 일몰
안타까운 마음이 모자를 쓰는 것도 잊은 채
연속 핸드폰의 셔터를 누른다.
그 결과 1개가 잡혔다.
호랑나비애벌레를 닮은 소지도에 해님이 웃어주는 모습이다.
어서 커서 날개를 훨훨 나는 호랑나비가 되라는 격려를 상상했다.
천장산의 감탄은 다시 오고 싶은 한려수도의 풍경을 선물하였다.
여차전망대와 홍포방파제 일몰은 혁파수도의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하루의 멋진 시간들이 조용히 물러나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202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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