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대와 거즈로부터의 해방 두 달 반만에 처음으로 혼자 샤워했다. 아내에게 칭찬도 받고, 덜 미안했다. 혼자 몸을 씻는다는 것은 가장 기초적인 삶의 행위이다. 두 달 반 동안 스스로 씻지 못한 안타까움 침대생활의 괴로움 중 어쩌면 최대의 불편함이다. 드디에 붕대와 거즈로부터 해방된 이틀 후 용기를 내어 욕실의 턱에 앉아 혼자 샤워를 했다. 내 스스로 내 몸에 물을 뿌렸다. 샤워물이 온 몸으로 흐른다. 피부가 느끼는 시원함을 넘어 지난 두 달 반 동안의 불편했던 씻음의 기억이 떠오른다. 병원에서 아내가 닦아준 거품티슈 퇴원 후 깁스한 팔과 다리를 높이 들고 아내가 거품티슈로, 나중에는 샤워기로 씻어주었다. 그렇게 아내가 고생하는 것을 보고 혼자 샤워라도 했으며 얼마나 좋을까? 혼자 샤워하는 기쁨과 행복을 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