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목표 중 하나는 제주 오름을 모두 오르는 것이었다.걷기 좋고 전망 좋은 오름을 머릿속에 그리던 초기 목표는 거대한 꿈이었다.그 꿈에서 깬 제주살이 후반의 오름은 자존심을 건 인내였다. 제주인의 삶과 죽음을 껴안았던 제주 오름이었다.현재는 한라산국립공원 내의 오름은 법적으로 출입이 금지되었고동네오름은 개발과 방치 사이에서 훼손되거나 가시덤불 내지는 밀림이 되었다. 제주살이 2년이 연장되고 4년을 넘어 6년을 살았는데도낙상사고의 재활이 겹쳐 막판의 오름투어는 살인적인 일정이었다.나를 시험하는 저울, 내 몸을 견디는 인내였다. 내가 선택한 길은 후회를 만들지 않는다는 의지가 곁들여졌다.그 의지가 재활하는 다리를 이끌었다."신체예산"이란 말을 재활과 동네오름에서 실감했다. 오름 지도에 동그라미 한 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