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거저수지 (憂居貯水池)
창원의 버섯 언덕 미끄러져 넘어오니
말라버린 우거저수지 쓸쓸히 마주하고
청개구리 슬픈 소리 엄마 찾아 울부짖네
어디선가 뻐꾸기 소리 애처롭게 들려오고
땀나는 얼굴 위로 추억 놈 헤엄칠 때
떠돌이 시니어 삶에 우거(憂居)의 넋두리라

길을 걷다 보면 지명이 먼저 다가와 마음을 건드리는 날이 있다.
창원수목원의 버섯 언덕을 찾았다. 단비라도 머금었어야 할 언덕은 먼지만 풀풀 날릴 만큼 바짝 말라 있었고, 보고 싶었던 달걀버섯은 말라비틀어졌다. 딱딱한 비탈에서 사진을 찍는데 발이 자꾸 미끄리진다.
내심 촉촉한 습기와 생명력을 기대하며 경계를 넘어 함안군 법수면 우거리(于巨里)의 우거저수지로 발길을 옮겼다. 그러나 눈앞에 펼쳐진 것은 물을 품은 저수지가 아니라, 바닥을 드러낸 황량한 빈터였다. 엄마를 찾듯 울부짖는 청개구리의 목소리가 저수지에 깔린다. 연이어 마주한 가뭄에 마음마저 한없이 시무룩해졌다. 결국 저수지 옆에 세운 자동차 안에 한참을 가만히 앉아 있었다. 차창 밖 말라붙은 풍경을 바라보며 시무룩한 넋두리를 읊조렸다.
지도 위의 한자는 어마어마하게 크다는 뜻의 ‘우거(于巨)’였지만, 길 위에 선 나그네의 눈에는 자꾸만 ‘근심이 머무는 자리(憂居)’로 읽혔다. 물 잃은 저수지의 쓸쓸함과 말라붙은 버섯 언덕의 풍경이, 떠돌이 시니어의 삶 속에 켜켜이 쌓인 우수(憂愁)와 겹쳐졌기 때문이다.
이마를 타고 흘러내리는 땀방울 속으로 지나온 세월과 아득한 추억들이 환영처럼 헤엄쳐 다닌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뻐꾸기의 애처로운 울음이 차창을 넘어 저수지 바닥 위로 아득하게 흩어졌다. 살다 보면 누구나 마음의 물이 싹 말라버린 우거(憂居)의 계절을 지난다. 길 위의 나그네는 땀을 씻으며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2026-06-15)
1. 창원수목원



























































2. 함안 법수면










































3. 함안 가야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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