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6일차] 피뿌리풀, 손바닥난초, 꽃 대박, 입 대박
켈수우에서 비슈케크로 8시간 이동하는 날
제일 힘든 일정에서 뜻밖의 횡재를 만났다.
키르기스스탄 최대의 눈 대박, 입 대박이었다.

키르기스스탄 여행 6일 차 (2025-06-20)
비포장 길을 따라 양떼들과 말들을 만나는
이번 여행 중 이동 시간이 가장 많은 8시간이라고
여행 안내서는 겁을 주었지요.
결과는 피로감을 날려버린 행운의 대박이었답니다.
피뿌리풀 군락은 몽골의 아쉬움을 청산했고
대초원에 펼쳐진 손바닥난초 군락은 꿈의 현장 같았습니다.
이끼장구채 풍경은 몽블랑트레킹의 북극이끼장구채를 떠올렸고
물지채 꽃을 담는 마음은 제주살이 중 지채에 빠진 한 남자를 그렸습니다.
꽃의 갈증을 해소하는 풍경은 척박한 환경과 열악한 숙소의 불편을 잊게 했어요.
목마를 때 마시는 냉수 한 모금의 시원함은
산삼 즙 보다도 귀한 흐뭇함을 맛보게 하듯
우연이 만든 여행의 변수에 대박을 외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800m 고원의 이태백의 고향이라는 동목에서는 뜻밖의 맛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돼지고기 수육이 갖은 반찬 속에서 어서 입안에 넣으라고 재촉하였고
지친 입맛은 걸신이 들린 것처럼 게걸스럽게 수육 잔치에 빠졌습니다.
중앙아시아 오지 꽃탐사는 마니아 아니면 찾기 힘든 곳
빵과 짠 음식에 지친 입은 한국의 맛을 그리워한다며
컵라면과 밑반찬을 준비하라는 안내서의 글귀는 무시했지요.
현장에서 버틴다는 소신에 따라 입만 가지고 키르기스스탄에 도전했고
배고프지 않게 일정을 소화했으나
수육에 빠진 눈은 침샘을 자극하며 한국의 맛을 보라고 합니다.
이렇게 가장 힘든 일정에서 꽃대박, 입대박을 외쳤습니다.
여행은 좋은 변수, 나쁜 변수가 지그재그 길을 만듭니다.
키르기스스탄 6일 차, 이런 하루를 보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