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사고 투병기 44] 회목나무 - 아내의 단추, 손가락 연결 수술 단추, 신혼 보금자리 추억
회목나무 꽃에서 연상하는 아내의 단추
새끼손가락 손톱 위의 힘줄연결수술 단추
수술병원 근처는 신혼 보금자리 추억
수술과 재활기간 동안 절대적으로 아내의 내조를 받았다.
아내는 한복을 만들어 내게 선물한 적이 있다.
그 한복의 앞섬을 마무리하는 단추를 동대문시장에 가서 사왔단다
회목나무는 특이하게 잎 위로 꽃대를 늘어뜨린다.
그리고 꽃은 단추를 닮은 모양이다.
회목나무 꽃을 보면 아내가 한복에 달아준 단추를 떠올린다.
제주 계곡에서 낙상사고로 왼쪽 새끼손가락이 탈구되면서 힘줄이 끊어졌다.
새끼손가락 힘줄연결 수술을 아주 어렵게 받았다.
그 수술 중 새끼손가락 위에 단추를 올리고 단추와 힘줄을 봉합사로 연결하는 과정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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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손가락 붕대를 풀어 하루 한 번 드레싱을 받았다.
그 때마다 보는 새끼손가락 단추은 회목나무 꽃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아내의 단추의 기억
그렇게 수술 후 입원실에서 누워 있는 시간
병원 위치를 검색하니 바로 38년전 신혼 보금자리의 근처였다.
그 때는 땅값도 쌌고 아파트도 기백만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천지개벽한 수원이다.
나 또한 은퇴 후 제주살이 중 낙상사고를 당했다.
내 삶 또한 천지개벽이다.
2주 넘게 입원 후 집으로 퇴원했다.
퇴원한 날(4/19)이 할머니 제사였고, 3일 후가 결혼 38주년이다.
그러나 침대에 누워있는 현실을 불확실성과 암담함이 짓누른다.
결혼기념일을 챙길 수 있는 여유도 없었다.
그 날 아내의 드레싱을 받으며 내 삶을 생각한다.
나이 들어서 가장 슬픈 것이 몸이라는데....
(2022-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