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 21

[낙상사고 투병기 174] 도서관 가는 길의 징검다리 - 생태와 추억

목발과 발걸음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징검다리 생태와 추억의 랑데뷰 재활의 전환점을 선물한다. 한림도서관 가는 길에 징검다리가 있다. 매일 목발을 짚고 건넜다. 다닐 수록 익숙해지는 건너기 물이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각종 생태를 관찰하고 도서관 가는 길의 힐링을 선물해 주었다. 휠체어를 탈 때는 징검다리를 건너지 못하고 우회하는 안타까움 징검다리 건너는 사람들을 부러워 하며 우회했고 목발 짚고 처음 건널 때의 기쁨과 홀가분함을 잊을 수 없다. 징검다리 돌 주위로 무리지어 자라는 고마리 붉은 꽃과 흰 꽃에 한 곳에 피어있었고 재활에 찌든 마음을 고마리의 정화기능에 빌기도 했다. 아무르장지뱀 한 마리가 징검다리 돌 위에서 따스함을 즐기다가 내가 다가가니 짜증난다 하면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소요산 자재암..

[낙상사고 투병기 173] 께묵 허상 - 이름의 진정한 의미

꽃을 보는 것은 인연이다. 인연이 닿지 않으면 볼 수 없다. 꽃과 인연은 아름다운 것이다. 목발을 짚고 걷기운동하는 산책길 꽃 두 송이를 보자 깨묵을 떠올렸다. 얼씨구나, 목발을 옆에 놓고 아픈 다리로 버티고 열심히 그 모습을 담았다. 께묵, 세 번째에 인연이 닿았구나 했다. 어찌나 기분이 좋은 지 발견한 지점, 지형지물까지 사진을 찍고 그 지점을 사진에 표시하였다. 집에 오는 마음도 너무 들떴다. 귀한 꽃을 아파트 시냇가에서 봤다니 추억은 지난 두 번의 기억을 떠올린다. 두 번 모두 사실은 께묵이 아니었다. 꽃과의 인연 만들기가 참 어렵기도 했다. 이름을 알고 불러준다는 것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북아메리카 원주민에게 앎이란 인간 외에도 모든 개체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고, 모든 개체는 이름을 지녔다...

[낙상사고 투병기 172] 징검다리 - 목발 들고 건너다

도서관 질러가는 징검다리 목발 짚고 건넌지 36일만에 목발을 들고 건너다. 앉아있기 연습과 투병기를 블로그에 올리기 위하여 집앞에 있는 한담도서관에 매일 출근하듯 간다. 지름길로 가는 길은 징검다리를 건너야 한다. 울퉁불퉁한 돌계단을 내려가 반듯한 돌로된 징검다리를 건너고 다시 돌계단을 올라야 한다. 평지에서 목발을 들고 연습 중이고 계단오르내리기 연습도 꾸준히 하였기 용기를 내여 목발을 들고 징검다리를 건너기로 했다. 아직 서투르고 수술한 다리의 힘이 모자라서 울퉁불퉁한 돌의 낮은 쪽으로 발을 옮기고 다시 다른 발을 모아서 천천히 조심스럽게 돌계단을 내려갔다. 반반한 돌로 된 징검다리는 수월하게 건넜다. 다시 돌계단을 조심스레 올랐다. 드디어 평지에 도달했다. 휴! 안도와 쾌감이 교차된다. 또 한 고비..

[낙상사고 투병기 171] 쭈꾸미볶음 - 낚시고사리, 낚시돌풀을 떠올리다.

나의 취미는 야생화, 아들의 취미는 낚시 취미생활을 함께하는 가족이 부러운 이유이다. 아들이 잡아온 쭈꾸미로 만든 볶음요리를 먹으며 낙상사고 수술과 재활로 수원에 계속 있다보니 제주에 있을 때보다야 아이들을 더 자주 보지만 그것 조차도 쉽지 않게 아이들이 바쁘다. 아들의 취미는 낚시인데 바다낚시를 가서 쭈꾸미와 문어, 우럭 등을 잡아오곤 한다. 나의 꽃 취미와 달리 낚시는 낚은 물고기 소득이 있다. 아들이 추석에 쭈꾸미를 가져와 데쳐 먹고 남을 것을 냉동 보관하였다가 오늘 저녁 반찬으로 쭈꾸미볶음이 나왔다. 골절환자는 뼈가 붙어야 하므로 음식을 잘 먹어야 하는데 자주 먹을 수 없는 쭈꾸미볶음은 별미였다. 쭈구미볶음을 먹으며 낚시고사리를 떠올렸다. 낚시고사리는 높은 산의 바위절벽에 사는데 잎 끝에 무성아가..

[낙상사고 투병기 170] 핸드폰의 고백 - 주인의 터치에 난 방긋 웃는다.

웹소설에서 멧돼지의 독백을 읽었다. 2014년 청성산의 멧돼지새끼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나의 핸드폰의 고백을 그렸다. 찰..칵.. 내 주인이 휘청하며 쓰러지며 굴러갔다. 나는 주인의 손을 떠나 너덜지대 돌틈에 내 팽개쳐졌다. 꿍! 돌틈에 날개를 펴고 엎어졌다. 다행이 나는 상처를 입지 않았다. 내 주인은 더 멀리 굴러갔다. 10분 후 주인이 나를 찾아왔다. 얼굴은 깨져 피투성이 상태였고 다리가 부러졌는지 몸을 엉덩이로 질질 끌었다. 나는 주인을 향해 몸을 반짝 빛냈다. 주인이 나를 잡더니 내 몸을 터치한다. 누군가에게 낙상사고를 알리는 것 같다. (2022-04-01) . . . 찰..칵... 나는 우시장천 산책길을 매일 구경한다. 주인은 우시장천의 모습을 내 머리에 저장한다. 목발 짚고 산책하는 길 아..

[낙상사고 투병기 169] 낙상사고 6개월 - 긍정을 충전하며 목발을 짚다

싱그러운 봄날의 낙상사고 후 6개월 마른 낙엽 계절의 쓸쓸한 걷기 연습 귀뚜라미 소리도 구슬프게 들리네 천만뜻밖에 한라산에서 낙상사고 후 고통 속에서도 계절이 두 번이나 바뀌었는데 아직 목발도 던지도 못하고 있다. 요즘 재활운동은 실내 자전거타기 1시간 30분, 식탁의자 팔굽혀펴기 5분, 대둔근 운동 5분 욕조턱 엉덩이 앉지않고 나오기, 아파트 입구 계단 3개 오르기 목발 엇갈리게 각각 옮기기 2km 등이다. 목발을 들고 어렵게 한 번 2km를 걸었었는데 아직 무담이 많아 목발을 엇갈리게 옮기며 적응하고 있다. 평균 기대치보다 늦는 재활운동이다. 낙엽도 밟히면 사각거리는 계절 귀뚜라미 소리 조차 구슬프게 들리는 마음 긍정을 붙잡으려해도 자꾸 힘이 빠지는 느낌이다. 재활운동 하고는 피곤해서 눕기 일쑤이고 ..

[낙상사고 투병기 168] 폐렴주사 - 횡단보도 카운트 다운 5초 지각에 당황

목발 짚고 폐렴주사 맞으러 가는 길 횡단보도 건너는데 30초 카운트 다운 5초 지각에 다리 땡긴 당황감과 미안함 목발 짚고 걷기 연습 3달이 지났다. 그래서 자신감이 붙나 했으나 역시나였다. 급작스런 상황에 대처에 미흡했다. 폐렴주사를 맞으러 6차선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30초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었다. 목발을 짚고 가는데 왜 이리 카운트 다운이 빠르게 느껴질까? 급한 마음에 걸음이 엉기고 더 늦어진다. 무릎의 통증이 격해지면서 목발도 휘청인다. 급기야 30초가 되고 빨간 불이 켜졌다. 그러나 3m나 남았다. 기다리는 차량이 크게 눈에 들어왔다. 당황한 마음에 급히 목발을 짚는다. 꿈 속의 장면처럼 몸이 왜 이리 늦어지나 내 처지의 황당함과 기다리는 차량에 대한 미안함이 뒤엉긴다. 몇초 지각으로 확연히 느..

[낙상사고 투병기 167] 무당벌레 짝짓기 - 침대생활로 약해진 몸에 너의 힘을 받고싶다.

키버들을 찾다가 발견한 무당벌레 짝짓기 몸의 화려함이 변화무쌍한 무당벌레 익충이며, 귀염을 받은 곤충으로 정력왕이다. 무당벌레 짝짓기 (2022-09-09) 우시장천 산책길에서 목발 짚고 재활운동하면서 키버들 간판을 보고 키버들을 찾다가 버드나무 어린 것을 보고 잎을 자세히 보던 중 우연히 무당벌레 짝짓기하는 모습을 보았다. 무당벌레는 여러번 보았으나 짝짓기는 처음 본다. 무당벌레의 화려함 만큼이나 짝짓기도 현란하다. 잎 위에서 짝짓기하다가 줄기로 두 몸이 움직이면서도 짝짓기를 한다. 정말 대단한 무당벌레이다. 웹에서 찾아보니 무당벌레는 정력이 대단하다고 알려졌는데 짝짓기 한 번에 9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가이 정력왕이라 칭해도 되겠다. 낙상사고 수술과 오랜 침대생활로 약해진 체력으로 재활운동하기가 참 ..

[낙상사고 투병기 166] 망고와 까미, 그리고 만두 - 걷기 연습길의 냥이들

동네 산책길의 냥이들 주민들의 귀염둥이들 키우던 만두를 떠오르게 한다. 매일 걷기 연습하는 우시장천 산책길 누런색의 고양이와 검은 고양이가 살고 있다. 동네 사람들의 귀염둥이이다. 목발 짚고 걷다 보면 냥이의 모습을 심심찮게 본다. 주민들은 망고와 까미란 이름을 붙이고 산책길에서 예뻐한다. 아파트 밴드에 망고가 어디있냐고 물으면 즉각 댓글이 달릴 정도이다. 주민들을 무서워하지 않고, 혹시 먹을 것을 주나 눈치를 보고 아이들이 귀엽다 쓰다듬으면 누워 간지럽다 한다. 산책길 바닥에 누워 걷는 사람들을 쳐다보기도 한다. 우리집에서 키우던 만두가 생각나는 산책길이다. 터키앙고라 종인 만두는 딸애가 아주 좋아했다. 유럽 가족여행할 때는 송파의 고양이호텔에 맡기기도 했다. 고양이호텔에서는 매일 동영상과 문자로 생활..

[낙상사고 투병기 165] 남당항 대하축제 - 목발 짚고 콧바람 쐬다

딸이 재활하는 아빠 콧바람 쐬잖다. 홍성 남당항에 가서 대하 맛을 보고 카페에 들려 재활의 피로를 풀었다. 목발 짚고 재활하는 어려움 이동의 제한이 약간이나마 풀렸으나 한담도서관과 우시장천 산책길이 전부이다. 삼복더위를 넘기며 가을이 와도 변하지 않은 재활의 길에 피곤을 넘어 짜증도 난다. 풍경 또한 몇달을 지나고 보니 밋밋해는 느낌이다. 딸이 하루 휴가를 내어 집에 왔다. 자동자 드라이브 겸 대하축제에 가잖다. 수원을 떠나 고속도로와 국도를 달렸다. 홍성 남당항에 접어드는 시골길 누렇게 익어가는 벼가 가을의 풍성함을 알린다. 다리의 한탄을 너머 세월의 빠름을 실감한다. 찐 대하의 맛이 상큼하게 느껴지고 자른 대하 머리를 버터로 튀긴 맛은 고소함이 일품이다. 식사 후 목발을 짚고 부두로 나와 남당항 풍경..